겨울 골프, 뒷주머니에 볼은 위험천만
스코어보다는 안전에 만전 기해야
발열 속옷·장갑·컬러볼
겨울철 골프는 주의해야 할 것이 많다. 겨울 골프장은 마치 ‘지뢰밭’과 같다. 조심하지 않으면 부상으로 연결될 만한 위험요소가 아주 많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겨울 골프는 여유를 갖고 ‘스코어보다는 안전’을 생각하며 즐겨야 한다.
먼저 날씨가 추워 컨디션을 회복하기까지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라운드는 오전 9시 이후로 잡고 땀이 날 정도로 준비운동을 충분히 해야 한다. 또 카트를 자주 타게 되면 체온이 떨어지고 근육, 관절, 혈관이 수축돼 부상의 원인이 되기 때문에 최대한 걸으며 몸을 깨우는 것이 좋다.
골퍼들이 가장 조심해야 할 곳은 티잉그라운드와 주변이다. 겨울철 티잉그라운드는 잔디를 보호하기 위해 고무매트나 멍석을 깔아 놓는다. 이때 매트나 멍석이 얼어 있어 상당히 미끄럽다.
조심스럽게 올라가고 스윙 중에도 균형을 유지할 수 있게 충분히 넓게 스탠스를 취하고 간결한 4분의 3 스윙으로 샷을 하는 게 부상을 방지하는 티샷법이다.
무리한 스윙을 하면 미끄러져 허리를 삐끗하거나 넘어질 수 있다. 유연성이 부족한 중장년 골퍼는 특히 조심해야 한다. 티샷 후 내려올 때도 미끄러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미끄럼 방지 장치를 해놓은 골프장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곳도 많다. 골절상 등 중상을 당하기 십상이다.
이때 중요한 팁이 하나 더 있다. 절대로 뒷주머니에는 공을 넣지 말라는 것. 미끄러져 넘어졌을 때 골프공 때문에 골반뼈에 금이 가거나 심하면 골절이 되는 대형사고를 당할 수 있다.
겨울철 연못 주변은 특히 조심해야 한다. 경사진 곳이 많고 얼어 있어 자칫 방심하면 미끄러져 연못에 빠질 수 있다. 경사면에서 샷하는 것은 극히 위험하다. ‘동반자룰’을 만들어 위험지역에서는 공을 드롭하고 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현명하다.
가끔 벌타를 먹지 않으려고 연못 얼음 위에서 샷을 하거나 공을 주우러가는 골퍼를 볼 수 있다. 자칫 평생 골프와 이별하는 불운을 당할 수도 있다.
겨울에는 ‘생크’도 어느 때보다도 많아진다. 잔디와 땅이 모두 얼어 있기 때문. 이때는 방향을 잘 선택해야 한다. 오른손잡이가 샷을 할 경우 오른쪽 앞은 ‘위험지역’이다. 가급적이면 뒤쪽에 있어야 하고 앞으로 나간다면 왼쪽으로 이동하는 것이 좋다. 물론 시선은 동료를 지켜봐야 한다.
한 가지 더. 카트 사고의 위험은 추울수록 높아진다. 이동할 때 춥다고 손을 호주머니에 넣고 손잡이를 잡지 않는 행동은 위험천만하다. 더군다나 손잡이를 잡지 않고 내기 돈을 주고받다가는 자칫 카트에서 떨어질 수 있다. 회전하는 구간에서는 특히 위험하다. 국내 한 골프장에서 이동 중 카트에서 떨어진 골퍼가 바위에 머리를 부딪혀 사망한 사고가 발생한 적도 있다.
겨울 골프장은 도심보다 온도가 3~4도 더 떨어진다. 특히 산악지역 골프장일수록 온도차이는 더욱 커진다. 머리는 체온 조절의 30~50%를 담당하는 곳으로 인체의 열이 가장 많이 빠져나가는 곳이기도 하다.
방한모자 하나로 스웨터 한 겹을 입는 보온효과를 누릴 수 있다. 최근에는 얇고 편안한 발열내복도 많이 출시되고 있어 골퍼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두꺼운 옷 하나보다는 얇은 옷을 여러 겹 입고 밖에는 바람막이나 얇은 패딩점퍼를 입어 체온이 떨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골프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바로 손이다. 보통 남자골퍼는 왼손에만 장갑을 끼고 치지만 겨울에는 오른손 장갑까지 준비하는 것이 좋다. 손이 시리면 그립이 안 잡히고 스윙이 망가진다.
양쪽 주머니 속에 핫팩을 넣고 수시로 손을 녹여주는 것도 방법이다. 눈 내린 골프장이라면 흰색볼보다는 컬러볼을 쓰면 볼을 찾기 쉽다. 최근에는 고기능성 컬러볼이 많이 나와 흰색볼과 동일한 성능을 기대해도 좋다.
겨울 골프공은 보관도 중요하다. 영하의 날씨에서는 골프공이 탄성을 잃어 평소보다 20야드는 덜 나간다. 티샷의 비거리 손실을 줄이려면 핫팩이 들어 있는 주머니에 골프공을 함께 보관하면 조금이라도 비거리 손실을 줄일 수 있다.
한 가지 더. 에너지 보충에도 공을 들여야 한다. 추울수록 열을 내기 위해 탄수화물과 지방, 단백질 등 칼로리 소모량이 많다. 장시간 필드에 있는 동안 뜨거운 물을 수시로 마시고, 견과류나 바나나 등 열량 높은 음식을 보충하면 피로는 덜고 집중력은 높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