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속의 날 행사로 더욱 풍성했던 한국학교 한가위
지난 10월 4일은 우리 민족의 3대 명절 중 하나인 추석이었습니다. 추석은 음력 8월 15일로 한가위라고도 불리는데요, 이때 ‘한’은 ‘크다’라는 의미를 가졌고, ‘가위’는 ‘가운데’라는 뜻과 함께 우리 조상들이 즐겼던 길쌈놀이를 일컫는 ‘가배’라는 말이 변하여 이 ‘가위’가 되었다고 합니다. 서양에 추수감사절이 있다면 우리 민족에게는 바로 이 추석이 있다고 할 수 있는데요, 우리 조상들은 예로부터 추석에는 추석빔을 입고 햅쌀로 빚은 송편과 여러 가지 햇과일, 토란국 등의 음식을 장만하여 먹었습니다. 또한, 일가친척이 한 곳에 모여 조상에게 차례를 지내거나 성묘를 갔으며, 마을에서는 추수를 감사하고 내년에도 풍년을 기원하기 위하여 소싸움, 길쌈, 강강술래, 달맞이 등 다양한 행사가 열렸답니다. 이러한 추석의 의미를 되새기면서 우리 민족의 전통놀이에 대한 이해와 체험을 넓히고자, 지난 9월 16일 오클랜드 한국학교에서는 다양한 민속의 날 행사가 유치부, 저학년, 고•중등학년 별로 열렸습니다.
먼저 유치부에서는 1, 2교시에 각 반 교실에서 추석과 전통놀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딱지를 만들었습니다. 이 딱지는 3, 4교시에 진행되는 딱지치기 놀이에 사용될 딱지이다 보니 딱지를 접는 유치부 아이들의 고사리 손에는 진지함과 열정이 한껏 묻어났습니다. 드디어 3, 4교시에는 유치부 아이들이 다함께 운동장에 모여 선생님의 지도와 도우미 선생님들의 안내로 다양한 전통 놀이를 체험하였습니다. 이날 한국학교 유치부 놀이터에 가득하던 우리 아이들의 행복하고 즐거운 웃음을 질투라도 했는지 거센 바람이 짓궂게도 아이들의 한복 옷자락을 자꾸만 들추었지만 유치부 아이들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신나게 긴 줄도 넘고, 전래동요에 맞추어 강강술래도 하면서 여러 가지 민속놀이를 체험하였습니다.
다음으로 저학년 친구들은 1~3학년 아이들을 고루 섞어서 모둠을 조직한 후, 모둠장이 모둠원을 이끌고 5개 민속놀이로 구성된 놀이마당을 직접 돌아다니면서 놀이를 체험하는 방식으로 행사를 진행하였습니다. 징소리가 울릴 때마다 모둠장 뒤로 한 줄로 서서 다음 놀이마당 장소로 알아서 척척 이동하는 친구들의 의젓한 모습이 선생님들 눈에는 얼마나 대견했는지 모른답니다.
그 뿐만이 아니었어요. 제기 차기면 제기 차기, 투호 던지기이면 투호 던지기, 닭싸움이면 닭싸움 그 어떤 놀이도 설렁설렁 넘어가는 법이 없었습니다. 모둠의 승리를 위해 서로 합심해서 각 놀이마당에서 상대편 모둠을 이기기 위해 열과 성의를 다하는 모습은 1등 모둠부터 꼴등 모둠까지 모두모두 금메달감이었습니다.
특히, 예절교육에서 선생님들의 설명과 시연을 통해 눈과 귀로 익힌 후, 배운 대로 자신이 직접 큰절을 해보면서 손의 위치, 앉을 때 다리 모양 등을 하나하나 신경 쓰는 모습이 참으로 인상적이었답니다. 내년 설에는 우리 한국학교 어린이들이 이날 배운 내용을 잘 기억해서 웃어른들께 멋지게 큰절을 올렸으면 하는 바람이 생기네요.
끝으로 우리 한국학교의 맏형인 고학년 학생들과 중학교 학생들도 여러 선생님들께서 준비하신 다채로운 민속놀이에 참여하며 시간 가는 줄을 몰랐습니다.
고학년들은 민속놀이의 승패에도 신경을 써야했지만 무엇보다 각 놀이마당마다 태도 및 질서 점수가 있어서 모둠장과 모둠원들은 6가지 놀이마당을 돌면서 승패에 집착하기 보다는 서로서로 협동하면서 즐겁게 놀이에 참여하는 데에 더욱 초점을 두는 모습이 엿보였습니다.
특히, 보자기 제기 차기에서는 보자기의 네 귀퉁이를 네 명의 어린이들이 각각 하나씩 잡고 서로 호흡을 맞추어 제기를 공중으로 쳐 내면서 우리 학생들은 도전적인 놀이의 즐거움 뿐 아니라 협동의 중요성을 스스로 깨닫게 된 기회이기도 했답니다.
이렇게 민속의 날 행사를 통해 우리 어린이들은 배움의 기쁨, 체험의 즐거움으로 오클랜드 한국학교 3학기 마지막 날을 보냈습니다. 한편 오클랜드 한국학교 교사들은 이번 방학을 맞아 더욱 새로운 교수법과 교육과정을 연구하기 위하여 ‘2017 오클랜드 한국학교 교사 워크숍’ 및 ‘오세아니아 한글학교 교사연수회’에 참여하면서 교육열을 불태웠다고 합니다.
‘효과적인 한글 교육을 위한 맞춤형 교육과정’이라는 주제로 9월 22일~9월 23일 양일간 열린 오클랜드 한국학교 교사 워크숍에서는 2016-2017학년도 서 오클랜드 한국학교의 소그룹 중심 맞춤형 한국어 교육 과정 및 사례 발표가 있었고, 그 이후 학년별, 학교별 토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같은 반에 속해 있어도 학생들의 한글 실력 차이가 상당히 크다는 문제 인식에서 출발한 이번 맞춤형 한국어 교육과정은 학생들의 현재 한국어 수준에 맞는 교육을 시도하여 그것이 학생들의 한국어 능력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게 도왔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앞으로도 한국학교 교수•학습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다양한 사례 연구가 실시되어 한글 교육 방법 개선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다음으로 호주, 뉴질랜드, 피지 등 오세아니아 한글학교 협의회 주관으로 9월 30일부터 10월 2일까지 실시되었던 교사연수회 소식입니다. 이번 연수에 본교에서는 총 여덟 분의 교사가 참여하여 유익한 시간을 가졌습니다.
강사로는 유현경 교수와 박기태 단장이 초대되었는데, 유현경 교수는 ‘매체 자료를 활용한 한국어 교육’, ‘의미 관계를 활용한 어휘 교육론’, ‘언어 교육과 문화’라는 주제로 강의를 하셨는데, 특히 학생들을 가르치는데 있어 동서양의 서로 다른 문화의 차이가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알게 된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또한 사이버 외교 사절단 반크의 박기태 단장은 ‘글로벌 한글 홍보 대사 양성’이라는 주제로 연수에 참여한 한글학교 교사들의 감동을 불러일으켰을 뿐만 아니라, 세계 역사 교과서에 잘못 진술된 우리나라 역사 속 사실들을 바로 잡기 위해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지를 전달하면서 한글학교 교사들로 하여금 우리 학생들에게 왜곡된 역사를 바로 가르치고자 하는 의지를 불태우게 해주었습니다.
특히, 이번 연수에서 뉴질랜드 대표로 본교에서는 ‘Dream High 멘토링 워크숍’ 사례 발표를 하였는데요, 자라나는 학생들의 꿈을 찾게 도와주는 진로 교육이 얼마나 가치 있는지를 각국의 연수 참가 교사들에게 어필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돌아오는 10월 14일 토요일은 오클랜드 한국학교 4학기가 시작되는 날입니다. 이번 학기가 벌써 올해의 마지막 4학기라니 믿어지지가 않습니다.
그만큼 한국학교에서 일어나는 배움의 현장은 생생하고 재미있고 유익해서 시간이 가는 것조차 잊어버리게 만들지요. 이번 학기에 마련되어 있는 학예회 행사는 교사, 학생은 물론 학부모님들께도 정말이지 놓칠 수 없는 학교 행사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번 기회에 담임선생님의 지도로 친구들과 함께 틈틈이 짬을 내어 학예회 발표 작품을 연습하는 자녀들에게 응원과 격려의 한 마디 어떠세요?